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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 음악 미술 문화

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"질마재 가는 길"

by 김무야호X호 2024. 2. 29.

목차

    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"질마재 가는 길"

    <질마재 가는 길>
    이 재 익

    선운사 동백숲을 돌아서
    변산반도 아련한
    외바닷가 질마재 마을
    생가 마당에 세한의 눈이 쌓여
    새 아침에 밟은 이 없고,
    우물터는 정적을 삼킨다.

    마음 나이 십오륙세, 여든 노인은
    복분자주 풍천장어가 무슨 소용이었으랴
    자식 다 미국 보내놓고
    고향에 쓸쓸히 잠들었다.

    10시 방향에는 생가.
    1시 방향 언덕엔 유택,
    상거 1km 황량한 겨울바람 속에
    유혼이 왕래한다.

    폐교를 개조한 소연한 문학관에
    분주한 일생의 유품들이 다 쌍였고
    일생의 영욕은
    다실의 주전자 속에 끊고 있다.

    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"질마재 가는 길"

    <꽃과 아지랑이>
    이 재 익

    결혼식 신풍속도에
    주례는 없고
    신랑신부 스스로 다짐하고,
    성혼선서를 낭독하고
    그리고 스스로 노래하고 춤을 춘다

    꽃에 배웠을 것이다
    꽃은 잔칫날 춤을 좋아한다
    스스로 출 수 없어 벌나비를 부른다
    벌나비는 춤의 댓가로 꿀을 얻는다.

    이른 봄 미처 벌나비가 오지 않을 때
    아지랑이가 대타를 선다
    보수를 바라지도 않고
    꽃 위에서 춤을 추며
    자원봉사하는 참 착한 아지랑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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